내년부터 지하철 카드 찍으면, 삑- 대신 '서울'
이르면 내년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체 역사에서 교통카드를 찍으면 단순 기계음인 ‘삑’ 대신 ‘서울’이란 음성이 울린다.
공사는 이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사 전체에 교통카드 태그 음성 ‘서울’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공사는 현재 교통카드 태그 음성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교통카드 태그 음성 ‘서울’은 서울시가 지난 4월 선정한 도시 브랜드 슬로건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과 조화를 이루며 서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는 교통카드를 찍은 후 ‘삑’ 소리 대신 듣는 ‘서울’이 지하철 이용객에게 밝고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목소리를 만들고 있다. 교통카드 태그 음성을 ‘디자인’하는 이번 시도는 전국 최초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6월 알게 되었던 이야기는 경로카드를 찍으면 '삑' 소리 대신 '어르신 건강하세요'라는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음성 사운드가 나옴으로써 무임승차, 부정승차가 50%가량 줄어들었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교통비가 올라서 모두가 힘든 줄 알았는데, 얌체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평소 콩나물버스를 이용하면서 간혹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무임승하차 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절대 들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는 것 같아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출퇴근 길이 더 짜증 났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교통카드 태그 음성이 바뀐다는 것은 경로우대카드를 쓰는 부정승차 얌체족은 잡을 수 있겠지만, 만원버스에서 카드를 찍지 않는 무임승차 얌체족은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버스의 수가 더 많아져야겠지만, 지금도 적자라고 이야기하는 판국에 가까운 미래에는 어려울 것 같아 속상하다.
공사는 일부 역사 교통카드 태그 음성을 기업 등에 팔아 추가 수입을 얻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1·2호선 시청역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반영해 ‘동행’ 등의 음성이 나올 수 있다.
판매 방식은 역명 병기와 같이 구매 희망자에게 희망 계약 가격을 받아 최고가를 선택하는 입찰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사는 36개 역사를 대상으로 기업명이나 인근 주요 기관명을 함께 적어 지난해 기준 43억2000만 원을 벌어들였다.
평균 역명 병기 계약금액(3년)은 3억7000만 원이다. 최고가는 논현역으로 9억 원에 달한다.
지하철역을 보면 괄호 안에 기업명이 들어가있는 걸 많이 보았는데, 이 이름만으로 22년에 43억이나 벌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이렇게 수익을 취하는데도, 적자라는 것은 그 이상으로 부정승차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겠지.
더불어 해당 시스템이 개발되면 “환승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등과 같은 음성 안내를 역별로 실시간 수정할 수 있어 방역 등과 관련한 정책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지금은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 만든 파일을 중앙 시스템에 심어야 해 4주 이상 걸리고 역사 개별 적용도 어렵다. 음성 안내의 경우 현재 경로우대카드에 한해 교통카드 태그 기계음 ‘삑삑’과 함께 “건강하세요”가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공사는 해당 시스템을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물론 버스와 택시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공사는 이미 2011년 교통카드 태그 음성을 활용한 음성 광고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이에 다른 기관에서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면 공사는 광고 수입의 2∼3%의 기술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경로우대카드에 한해 태그 기계음과 함께 음성 서비스가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해당 대사로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이 많아, 대사가 바뀐다고 한다.
'서울'이라고 나오는 사운드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부정승차하는 사람들이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익이지 않을까.
출처 : 문화일보 leaf@munhwa.com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202310230107102727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