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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Criticism/Society

빈대 살충제 원액에 담가도 안죽는다면 어떻게?

by Editor hyehye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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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원액 담가도 안 죽는 빈대... 정부는 살충제만 뿌려라?

 

사진: Unsplash 의 Volha Flaxeco

 

최근 빈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정부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하지만 이 살충제는 이미 지난 4월 국내 빈대가 내성을 갖고 있는 성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환경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교육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빈대 대책을 논의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퍼메트린'과 '델타메트린' 성분의 살충제 목록을 질병청에 전달했다.

질병청은 이를 바탕으로 빈대 대응 안내문을 각 부처에 전달했다.

퍼메트린과 델타메트린은 모두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다.

질병관리청은 '빈대 예방 정보집'에서 "서식처 틈새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분무하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이미 과거에 국내 연구진에 의해 빈대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혀진 물질이다.

서울대 연구진이 지난 4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발견된 '열대 빈대'는 강한 피레스로이드 살충제 저항성을 갖고 있다. 같은 연구진이 앞서 2020년에 발표한 논문에도 국내에서 발견된 빈대 대부분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 저항성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미 내성을 갖고 있는 살충제를 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왜 매번 이렇게 뒤늦게서야 일을 처리하려는 걸까?
이미 퍼질 만큼 퍼지고 나서야 일을 처리하면 늦는다는 걸 모르는 걸까?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사는 집에는 안 퍼질 거라고 생각하기에 그러는 걸까?

한 아파트 한 공간에서 시작되면 다른 집들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한 번 흡혈한 벌레는 물체의 틈에 100-250개의 알을 낳을 수 있고,
알은 1-2주 만에 부화해 1주일 후에 피를 빨 수 있으며, 4주 후에는 완전한 성체가 된다고 한다.

게다가 새끼 빈대만 십여 마리 이상이 나온다면, 이미 알을 까서 번식을 시작했고 약물을 쓰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단다. 침구류도 버려야 하고, 벽지도 뜯어서 안쪽까지 다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게 방역업체 이야기다.

 

사진: Unsplash 의 Hans Reniers

 

연구를 진행한 이시혁 서울대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연구진이 추적한 거의 모든 빈대가 피레스로이드 계통의 살충제에 대해 2만 배에 달하는 강한 저항성(내성)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살충제 원액에 담갔다 빼도 죽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빈대는 강한 신체적 고통과 정신 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해충"이라며 "빈대 추적 감시를 하고, 피레스로이드계가 아닌 다른 계통의 허가된 살충제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도 정부가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하라고 안내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기존에 식약처가 허가한 빈대 살충제 목록에 따라 안내했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살충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다뤄야 하는 문제"라며 "허가된 것 외에 다른 살충제를 제시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연구진은 환경부가 허가한 살충제 중에서 피레스로이드 계통이 아니면서 빈대 퇴치에 효과적인 살충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시혁 교수는 "빈대의 저항성 문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인데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 살충제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차례 반복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이게 그렇게까지 보수적으로 다뤄야하는 문제이고, 왜 다른 살충제를 제시하는 것이 법에 어긋나는 걸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피해를 입어야 이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벌써 서울의 절반 이상에서 피해 신고가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겁먹는 것은 지하철 버스와 같은 곳에서 옮겨 붙는 것이다.
누구한테 있을 지도 모르는데, 출퇴근 만원 버스 지하철은 코로나 때나 지금이나 끔찍한 건 매한가지다.

 

사진: Unsplash 의 Annie Spratt

 

살충제로도 박멸하기 어려운 빈대는 가정집에도 나타나고 있다.

스팀다리미 등으로 '셀프 방역'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구청에 빈대가 나타났다고 알렸지만 '관련 지침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방역 업체는 100만 원 넘는 비용을 써도 완전 박멸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한다. 가정집은 셀프 방역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 막막하다"고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빈대는 감염병 매개체가 아니기 때문에 빈대 방역은 질병청 소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빈대 방역은 지자체의 몫이지만 가정집 방역까지는 지자체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고 했다.

 

빈대 방역은 지자체의 몫인데, 가정집 방역까지는 지자체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것은 무슨 말일까.
가정집에 나타난 빈대는 알아서 처리하라는 걸까? 왜 나타났는지도 끔찍한데 말이다.

찜질방이나 고시원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외국인 체류자들이 쉽게 묵고 갈 수 있는 곳이라 그렇다는 말이 있다. 가장 많은 빈대가 나타났다고 말한 인천 서구 사우나는 사실 사우나가 시작이 아닌, 그 위에 있는 고시원이라고 한다. 그 건물을 철거하면 그 안에 있는 빈대들이 다 죽는 걸까? 아니, 다른 건물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 갈 것이다. 완전히 모두 다 죽이는 것은 가능할까?
빈대의 천적은 바퀴벌레라는데, 두 조합 모두 끔찍한 것은 똑같다.
그나마 한국에 있는 바퀴벌레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게 더 나은 걸까?
이제는 뭐가 더 나은 지도 모르겠다. 그냥 방역업체에서 쓰는 살충제로 완전히 방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우리집에는 빈대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처 : 중앙일보 jeong.eunhye1@joongang.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31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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