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계산 시스템을 줄이고 있는 美·英 VS 셀프 계산 시스템을 늘리고 있는 韓
미국과 영국의 대형 마트가 셀프 계산 시스템 활용을 줄이고 있다.
셀프 계산 시스템을 확 늘린 결과 계산 오류가 잦았고 상품 도난 건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셀프 계산 시스템 도입 매장의 경우 담당 직원이 셀프 계산하는 고객 옆에 상주하기 때문에 도난이나 계산 오류 등의 문제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영국 유통 업계는 셀프 계산 시스템을 줄이는 추세다. 월마트는 올해 초 뉴멕시코의 일부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철거했고 지난해 웨그먼스는 고객이 쇼핑 중 식료품을 직접 스캔하고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브랜드 부스는 28개 매장 가운데 2개 매장을 제외한 모든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없앤다고 밝혔다.
셀프 계산 시스템의 허점이 꾸준히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셀프 계산 시스템하에서는 고객 나이 등 특성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스스로 계산하는 고객이 주류 등 미성년자 구매 불가 품목을 구매할 경우 점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 신분을 인증해야 한다. '셀프'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이에 인력 배치를 늘린 매장도 있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미국의 코스트코는 회원이 아닌 사람이 회원의 멤버십 카드를 몰래 사용해 온 것을 확인하고 셀프 계산대 주변에 더 많은 직원을 뒀다.
도난 사건도 자주 발생했다. CNN은 "셀프 계산대 및 앱을 사용하는 기업의 손실률은 약 4%로 업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셀프 계산 시스템에서는 바코드 스캔부터 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고객의 양심에 맡겨지기 때문에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거나 결제 없이 물건을 가져가는 고객이 많았다.
과거 미국과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빠르게 셀프계산대, 키오스크를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셀프계산대의 수가 확장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전부터 마트는 인력 감축을 위해 셀프계산대를 계속해서 준비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셀프계산대 이용 시 도난 사건이 굉장히 많이 일어났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차피 계산하러 가지고 간 거, 도난하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계산할 때마다 불편함을 자주 느꼈다. 다이소처럼 간단한 계산이 아니고서야 마트에서는 정말 매번 직원의 손을 요청했었는데, 그 이유는 조금만 건드려도 오류처럼 뜨는 팝업창 때문이었다. 도난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잦은 나머지, 일반인들도 불편함을 느끼기 쉽다.
국내의 셀프 계산 시스템은 미국이나 영국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이 시스템의 확대가 도난 건수 증가를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셀프 계산과 도난 사건의 관계를 잘 모르겠다. 오프라인 소매를 주력으로 하는 매장에서 도난 사건이 종종 발생하긴 하지만 셀프 계산대 도입으로 그 건수가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의 셀프 계산 시스템에서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직원이 셀프 계산대 옆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도난 방지는 물론이고 셀프 계산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셀프 계산대 근처에는 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셀프 계산 시스템 증가로 계산원과 대형마트 간의 갈등 사례가 늘고 있다. 셀프 계산 시스템이 계산 업무 담당 직원을 비롯한 현장 직원의 자리를 대체해 고용 불안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이마트 연수점은 매장 재단장 이후 셀프 계산대를 늘려 마트산업노조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노조 측은 셀프 계산대 확대로 많은 계산원이 타지점으로 발령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마트 측은 "전환 배치는 직영 공간 축소로 인한 것이며 셀프 계산 시스템 확대로 직원을 해고하는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셀프 계산 시스템이 확대된 것은 '감염 확산 방지 차원의 비대면 서비스 제공'과 '계산 대기 시간 감소'를 위해서였다"면서 "인력 감축을 위해 셀프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셀프계산대를 이용하면 더 빠를 것 같지만, 손이 빠른 직원이 당연히 더 빠르다.
내가 일일히 찍어야한다는 것도 너무 귀찮고, 또 귀찮다. 게다가 키오스크 자체를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는 더욱더 어려운 존재랄까.
최근 엄마와 동생과 함께 마트를 방문했는데, 엄마 스스로 계산을 마칠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냥 옆에서 같이 도와주려고 했지만, 엄마 혼자서도 할 줄 알아야한다는 동생의 말에 잠자코 기다렸다.
몇 달 전에는 가족여행을 다니다가 셀프주유소를 방문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아빠는 항상 가던 주유소(직원이 넣어주는)가 있었지만, 여행지에서의 셀프주유소는 처음이었기에 계속 버벅이다 결국에는 직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셀프주유소인데 왜 혼자 하지 못하냐는 식의 대화가 오가고 어려움 끝에 주유를 마칠 수 있었다.
키오스크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직원들의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한다.
젊은 사람들도 키오스크마다 다른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어르신들은 진행 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워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산이 필요한 대부분의 장소들은 계속해서 키오스크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셀프계산대는 모든 것이 카드 계산이니, 현금이 익숙한 세대는 더욱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모두가 편한 방법은 없는 걸까?
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s://www.womaneconomy.co.kr)